간혹 게시판이나 채팅, 혹은 에세머들의 모임 등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의미불통, 국적불명의 SM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예를 들면 "조교", "공중부양" 등이다.
이 밖에도 적지 않지만 인구에 회자되는 빈도를 따진다면 단연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은 듯하다.
도대체 이들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알기나하고 남발하는지 모르겠다.
먼저 "조교"를 살펴보자.
초보 에세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조교"란 단어는 한자로 "調敎"이며, 일본식 SM용어이다.
일본 SM에서 말하는 조교(調敎)란 즉 주인이 초보 에세머를 훈육하여 제대로된 노예로 길들인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이 "調敎"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 뜻은 전혀 다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調敎"란 승마를 훈련하다는 의미로 나와있다.
간혹 단어의 의미를 깨우치지 못한 일부는 "군대의 조교는 피교육자를 훈련시키는 것이니 맞지 않느냐" 하시는데, 어안이 벙벙하고 기가 찰 따름이다.
그 조교는 "調敎"가 아니라 "助敎"이다. 음이 같다고 뜻까지 같을손가?
그렇다면 같은 한자를 상용하는 중국에 혹시 에세머들이 말하는 조교라는 단어와 부합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어디 한번 살펴보자!
물론 중국어에도 "調敎"라는 단어가 있긴 하다.
단 그 의미는 어린아이, 즉 어린이를 가르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의미불통의 일본식 단어를 마치 우리말인양 아무런 거름장치도 없이 함부로 쓰는 것 분명 되짚어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공중부양"이란 단어에 대해 한 마디할까 한다.
공중부양(空中浮揚)은 말 그대로 한자 단어이다.
흔히 본디지에 관심이 많거나, 스스로 좀 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자랑삼아 쓰는 단어 중의 하나이다.
"난 공중부양도 해봤어"라고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공중부양이란 것이 로프 따위를 이용하여 서브를 매달았다는 의미로 쓰는 것이 맞다면 제발 단어선택 좀 똑바로 하길 권고하는 바이다.
무슨 선가(仙家)의 수련생인가? 아니면 제2의 허경영인가?
"부양(浮揚)"이란 어떤 물체가 제 삼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떠오는 것을 말한다.
참 대단들하시다. 염력으로 서브를 공중에 떠오르게 하시다니...
우리 에셈계에는 대단한 초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참 많은듯하다.
비아냥처럼 들리겠지만 언어란 정확한 사용과 명확한 의미부여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공중부양이란 말 대신에 "매달아 묶기" 혹은 "매달기" 정도의 용어를 쓴다면 몰라도 말이다.
우리끼리만 통하면 되지 뭘 그리 따지냐~ 라고 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SM이란 것이 아직 우리 나라에선 정착단계이다.
어떤 문화이건 초기에 받아들이고 정착화하는 세대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SM이란 것이 개망나니들의 발정을 해소하는 곳이 아니라면 분명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비록 단편적인 예를 들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SM의 발원지는 일본이 아니다.
정 용어를 쓰고 싶으면 발원지의 용어를 쓰든가...
하필 꼭 일본식 용어가 마치 정통인양 입에 달고 사는지...
국적불명, 의미불통의 요상한 단어를 입에 꽨다고 고수라고 인정해주진 않는다...
이상 절학무우의 쓴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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