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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5일 월요일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언젠가 뉴스를 통해 여성의 하이힐만을 훔친 고교생이 절도죄로 입건되었다는 보도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뉴스를 듣는 순간 "아 페티쉬(Fetish)구나" 했었다.

그 뉴스의 주인공은 여성의 하이힐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아마도 사람들은 그 고등학생에 대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범죄를 가릴려고 하느냐", "핑계가 가관이다" 등 각종 비난을 퍼부었을 것이다.

또 "그 놈 이상스런 성욕을 가진 변태인가 보다"라고 하면서 성도착자로 낙인찍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행하는 성적 행동이 과연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디까지가 비정상일까?
과연 그 학생을 변태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적 행위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성적 행위가 너무나도 다양한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 다양성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별하려는 노력에 의해 파생된 것임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그 다양성 때문에 성적 행위의 정상과 비정상은 확연하게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은 도덕적인 관점 등으로 인간의 성행위를 구분해보자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또한 절대적인 성상과 비정상을 나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WHO에서는 비정상이라는 단어 대신에 "일탈(逸脫)"이란 용어를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흔히 "정상이다", "비정상이다"라고 하면서 성적 행위를 구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도덕적, 사회적, 의학적 관점 등 여러 가지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의학적 관점에서 정상 성행위를 규정지어 보면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포함하는 의미에서 정상성을 지적하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의 정상이란 의미는 신체적인 면에서 어떠한 성기능장애도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성적 행위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때문에 의학적 정의에 입각하면 발기부전이나 불감증 등이 있는 사람은 모두 비정상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둘째, 도덕적 혹은 법률적인 잣대에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도덕적으로 법률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 행위를 비정상으로 규정지음으로써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 나라의 경우 자신의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성적 행위를 하는 것은 정상을 벗어난 행동으로 간주되어 법률적,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는다.

그러나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는 이 기준 역시 나라마다, 사회마다,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잣대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한 사람과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에 왜 불륜이란 말이 만들어 졌을까?



셋째, 도덕이나 법률에 구애 받지 않고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을 규정지을 수도 있다.

예컨대 관음증이나 노출증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최소한 자신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행위를 계속적으로 되풀이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회 문화적인 관점도 포함되어 있고, 또 통계학적인 관점도 뒤섞여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상이한 관점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인간의 다양한 성적 행위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주관적, 문화적, 사회적, 도덕적, 법률적, 의학적 관점 등을 어떻게 적용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세계보건기구, 즉 WHO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적인 성적 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의 동의 아래서 비밀스럽게 행하고,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어서는 안 되며, 생리학적 필요성과 특징으로 정의된 당사자 간의 성숙을 반영한 성적 행위

물론 WHO의 이와 같은 규정이 인간의 다양한 성적 행위를 완벽하게 포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의미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한계를 결정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에세머들이여 떳떳하게 외쳐라~
우리들은 결코 비정상이 아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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