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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5일 월요일

마로프 가공법

로프 본디지(Rope Bondage) 마니아라면 마로프(麻)의 유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마로프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고, 그렇다고 고가의 일제를 구입하자니, 마땅히 방법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약간의 성가심만 극복할 수 있다면 내 손으로 양질의 본디지용 마로프를 만들 수 있다.





 
1. 왜 본디지에 마로프를 애용하는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로프본디지의 원조인 일본의 긴박사(緊縛師)들은 백이면 백 마로프를 사용하여 결박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로프는 강도가 있고 표면이 비교적 매끄러워서 풀기 쉽우며, 땀흘린 피부에도 끈적거리지 않고 시원한 느낌이 있다.

한편 면로프는 시장에서 구하기 쉽고 단가면에 있어 약간 저렴하지만, 미끄러지기 쉬워 마찰열로 피부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반면 마로프는 면로프에 비해 잘 더러워지지 않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결박에 마로프를 애용하지만, 열악한 국내 여건상 본디지 전용 마로프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하지만  번거롭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일본에서 파는 마로프 못지 않는 양질의 결박용 마로프를 직접 만들 수 있다.


마로프 손질법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마로프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마로프는 면로프보다 장력이 뛰어나고, 흡습성이 우수하여 수분과 땀을 잘 흡수하고, 동시에 흡수한 수분을 잘 발산시킨다.

이 밖에도 통풍성이 뛰어나 청량감이 있으며, 잘 오염되지 않고 세탁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 단 촉감이 거친 것이 흠이다.


2. 마로프의 종류
 

 마로프의 만드는 원료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황마(黃麻 - 주트 Jute)이고, 둘째는 마닐라삼(manila Hemp), 셋째는 사이잘삼(Sisal hemp)이다.

이 중에서 결박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황마(黃麻)이다. 황마는 이들 셋 중에서 가공을 거치면 가장 부드럽다.

황마를 제외한 마닐라삼, 사이잘삼 로프는 주로 선박의 고정용이나 화물, 산업용 로프로 많이 쓰이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박용에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3. 마로프 손질 방법

(1) 마로프를 구입한다. 서울의 경우는 방산시장이나, 애견용품점에서 고양이캐치용 마로프를 이용할 수 도 있다. 

(2) 마로프는 그 제조 과정에서 타르 등의 유해한 화학물질을 첨가하여 짜므로 이 타르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입 후 삶아야 한다. 

이 과정은 한 번은 아니고 몇번이나 실시해야 한다. 삶은 후에 물이 갈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버리고 다시 맑은 물로 교환하여 몇 차례 더 삶아야 한다. 삶을 때 가능하면 뚜껑을 덮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김과 함께 유해성분이 최대한 증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때 간혹 합성섬유 유연제를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들 화학 약물을 사용하면 마섬유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금해야 한다.

본인은 로프를 삶을 때 천일염을 한 주먹 넣는다. 
소독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소금은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성질이 있으므로 강추한다. (김장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숨이 죽어 부드러워지는 것을 상기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한의학 이론에 따르면 소금은 연견산결(軟堅散結), 즉 딴딴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단 마로프를 삶을 때 상당히 고약한 독특한 냄새가 나므로 유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가정집에서 삶지 말고 다른 장소를 얻는 것이 좋을 듯하다.


(3) 마로프 건조
삶은 마로프의 물기를 잘 제거한 후 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말린다.
이왕이면 통풍이 잘 되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말려도 무방하다(특유의 냄새를 견딜 자신이 있는 사람만...) 


(4) 보풀 제거
여러 번 삶은 마로프는 완전 건조후에 상당히 부드러워지며, 반면  보풀이 많이 일어나 있다.
이 보풀은 불길로 태워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양초를 사용한다.

본인의 경험에 따르면 양초를 사용하여 보풀을 제거하다 보면 양초의 그을음이 마로프에 묻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으므로 버너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 번에 그치지 말고 여러번 반복해야 양질의 마로프를 얻을 수 있다.


(5) 마무리 손질
마지막으로 로프의 표면을 부드럽게 하고 감촉을 좋게 하기 위해 표면처리를 해야 한다.
천연 오일을 사용한다.단 천연 오일이 아닌 화학적 합성 오일은 사용을 금한다. 왜냐면 화학합성 오일은 마로프의 섬유질을 손상시켜 마로프의 강도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필자는 바세린으로 표면처리를 하는데, 이는 피부에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고 피부트러블을 막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단 바세린을 바를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바세린을 천에 뭍혀서 로프에 조금씩 발라야 한다는 점이다.
바세린을 과다하게 바르면 메끄럽긴 하지만, 묶었을 때 기름이 많이 묻어 나오므로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6) 로프의 재단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7~10m 단위로 자르고, 양쪽 끝부분은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매듭 대신 테이핑을 하거나 실로 감기도 하는데, 사용 중에 테이핑이 풀릴 우려도 있을 뿐만 아니라, 매듭을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므로 기능하면 매듭을 짓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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