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검색

2020년 8월 26일 수요일

절학무우(絶學無憂)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닉에 대해 다른 블로그에 몇자 적어두었던 것을 옮겨 봅니다.

.....................................................................................

 

절학무우(絶學無憂) 를 직역하면 "배움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과연 [노자(老子)]에서 작자가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그냥 배우지 말고 아무 생각없이 살아란 뜻으로 한 말일까?

 

여기서 "學", 즉 "배움"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배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지켜야는 기본을 말할 수도 있고, 또 우리가 지금 "배움"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 학문 혹은 지식을 말할 수도 있다.

또한 당시대의 문명에 관한 지식일 수도 있다.

뭐 요즘으로 말하면 운전면허나 컴퓨터를 다루는 방법 등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노자(老子)는 일체의 배움을 끊어라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식에 집착하여 그 도그마에 종속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삶을 번거롭게 하는 것을 경계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마왕퇴 출토 백서 노자(老子)                                         노자 상(象) 

 

 

이른바 "경전(經典)"의 문구에 대한 해석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우리가 그 사람들의 머리속에 들어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후대의 소위 배웠다는 작자들의 선입관이 하나 둘 투영되면서 어쩌면 가장 소박하고 명료했을 경전의 문구가 고차원적이고 철학적으로 변질되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주희(朱熹)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 사고에 적지않게 영향을 미치는 망령과도 같은 주자학(朱子學)....

 

물론 주자는 노장지학(老莊之學)과는 유파가 다른 유학에 속하지만, 이 사람의 도그마 때문에 다른 유파의 학문들은 완전 개털이 되었다는 것...

이 글을 유학을 신봉하는 분들이 보신다면 이런 "막되먹은 자식"이라 할지도 모른다.

유학자들이여 내가 유학의 긍정적인면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유학이란 학문에서 한 부분에 불과한 성리학, 아니 주자학이 마치 유학의 전부인양 착각하시지 말란 뜻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여 너무 복잡하게 살지말자.

외국어, 수학, 컴퓨터....이것 못한다고 죽지는 않는다. 물론 출세의 지름길이 될 수는 있다.

세상에는 이런 것 모르고도 속편하게, 이른바 등 따뜻하고 배 부르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아시라~ 

 

 

잡설 속의 잡설 한 마디

대개 "絶學無憂" 이 구절을 [노자(老子)] 20장에다 귀속시킨다.

하지만 고고학적 성과에 따르면 마왕퇴(馬王堆) 한묘에서 출토된 백서(帛書) [노자], 소위 마왕퇴본(馬王堆本)에는 이 "絶學無憂"가 19장에 있다는 사실... 

이렇게 하면 19장의 "絶聖棄智", "絶仁棄義", "絶巧棄利"와 댓구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마왕퇴(馬王堆) 한묘의 주인공은 중국 한나라 혜제(惠帝) 2년 (기원전 193년)에 죽은 장사(長沙) 승상 이창(利倉)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적어도 2000년 동안 아무런 작위가 가해지지 않은 상태로 발견된 당시의 전적(典籍)이란 뜻이다.

후인들의 자의적인 해석이 그나마 덜 개입되었다는 측면에서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