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魯迅)의 작품 중에 [아큐정전(阿Q正傳)]이란 책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지몽매하고 열등감 덩어리인 아큐(阿Q)라 불리는 인물이다. 이 아큐라는 인물은 매번 자신의 열등감을 이른바 “정신적 승리법”, 즉 어떠한 상황에서건 스스로를 승리자로 합리화하고 우쭐거리는 방법으로 해소한다.
자신보다 잘 나거나 강하다고 여기는 상대(물론 이 또한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앞에선 말 한마디 못하고 뒤 돌아서서 “네 따위가 뭔데!”라며 자신만의 정신적 승리법으로 위안을 삼는 부류가 지금도 상존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온라인에서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악성루머와 댓글을 통해 자신의 열등감을 푸는 부류들이다.
이들의 심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다.
정신의학적으로 우선 그들은 대부분 내면세계가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직시하고 개선시키는 것이 원칙이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열등감이 심할수록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기 쉽지 않고, 또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자신도 없다.
급기야 “나는 잘못이 없고 못나지 않았다”고 편하게 마음먹기로 작정한다.그런데 눈앞에 장애물이 보인다. 바로 잘난 사람들(이 또한 이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것임)의 존재이다.
어느 순간 그들로 인해 자신의 초라함이 증폭된다는 피해의식이 생기고 마음속에선 분노심이 치민다.
“그래, 내가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저들의 존재 때문이야”이때부터 그들은 이른바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간주한 대상의 몰락을 바라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생각인가? 이에 그들의 바램이 이루어지 않을 것이라는 초조함이 더해지면서 내가 직접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들은 악성 루머를 만들거나, 남이 만든 루머를 발견하는 즉시 여기저기 퍼뜨리면서 만족해한다. 그렇게 해야 그들의 열등감이 조금이라도 상쇄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부류 모두가 열등감의 화신은 아닐 것이다. 예컨대 타고난 품성이 고약한 인격 장애인일 경우는 내적인 갈등 없이 그저 남을 괴롭히는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어떤 경우건 타인에 대한 악의적 험담과 공격 행위에 대해 공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받게 되는 불이익을 반복해서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교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도 나름의 효과는 있겠지만, 절대적인 치유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황세희 의학전문 기자에 따르면 “인격장애인, 즉 악플러들은 자신의 행동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정이 쉽지 않다”고 하였다.
이처럼 결국 그들 내면에 있는 패배주의와 열등감이 없어지지 않는 한 그러한 근성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어떤 사람은 “사람의 피를 보며 쾌감을 느끼는 사이코패스처럼, 이들은 어둠에 숨어 상대방의 분노를 보며, 더럽고 비열한 미소를 짓는 인터넷의 구더기들”이라고 했을까.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인간적으로 참으로 측은한 존재들이 아닌가 한다.
마치 [아큐정전(阿Q正傳)] 속의 아큐(阿Q)란 인물이 자신의 패배주의적 열등감을 이른바 “정신적 승리법”을 통해 해소하듯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혼의 불구자, 열등감의 화신 악플러들은 증오의 수준을 넘어 참으로 측은한 존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정신과 의사 문요한 원장은 악플러를 “첫째, 겁많은 패배자형”, “둘째, 자아혼란형”, “셋째, 독선가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는데, 이 중에서 우리 SM계에 해당하는 첫 번째 유형에 대한 세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만성적인 욕구좌절로 열등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는 것이 ‘겁 많은 패배자’ 유형이다. 이들은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성취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여러 번의 패배가 쌓이면서 늘 자신감이 없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흥분하지만 현실에서는 저항하지 못한다.
이들은 악플을 달면서 비로소 내면에 쌓인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다. 형한테 계속 얻어터지는 동생이 아무 상관없는 강아지를 걷어차고 괴롭히는 것처럼 이들은 다른 사람의 글에 엉뚱한 화풀이를 해대고 인신공격과 성적 언어폭력을 일삼는다.
상상 속에서나마 힘이 센 사람이 되어 복수를 즐기는 이들에게 있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은 또 다른 상상의 터전이며 배설의 공간이다.
이들에게서 삶의 위안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다. 악플을 통해 남을 파괴시켰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화난 모습을 연상하거나 확인하며 위안을 얻는다. 상대방이 자극을 받고 크게 흥분할수록 쾌감을 느낀다.
인기가 있고 영향력이 큰 사람을 공격할수록 자신의 위치 역시 높아지고 그와 동급이 된다고 착각한다. 이들을 실제로 본다면 그들이 내뱉은 악랄한 말들에 비하면 놀랄 만큼 온순해 보일지도 모른다.
악플로 고통받는 이들이여, 저들 인격장애인들은 무대응과 무시가 상책임을 명심하시라. 무대응과 무시는 그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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