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지(Bondage)를 의미하는 일본 용어로 緊縛, 縛り, 責め縄 등이 있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한 외국분께서 이들 용어의 차이점에 대해 내게 질문해 온 적이 있었다.
이 때 설명한 것을 바탕으로 이들 용어에 대해 개략적으로 짚어 보고자 한다.
緊縛, 縛り, 責め縄은 각각 Kinbaku, Shibari, Semenawa로 읽는다. 물론 이 발음들은 일본어 독음에서 나온 것들이며, 본디지(Rope Bondage)를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그 외국분께서는 이들 용어에 의미상으로 구분되는 점이 있을 것 같아 내게 질문한 것이다.
로프 본디지로 대표되는 일본의 독특한 성문화가 세계 각국으로 퍼저 나감에 따라 shibari, nawa, kinbaku 등의 용어가 해외에서 기준없이 마구잡이로 사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외국인들의 경우 이들 용어에 대해 혼란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같은 한자문화권이지만 한국、중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한자를 읽을 때 “음독(音讀)”과 “훈독(訓讀)”의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음독”이란 중국에서 전해진 한자 발음을 차용하여 읽는 것을 말하고, “훈독”이란 한자의 일본어 뜻으로 읽는 것을 말한다.
음독의 경우를 예로 들면 水(スイ)、見(ケン)、大(ダイ) 등이 있는데, 한국의 한자 발음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즉 水를 “스이”、見을 “켄”、大를 “다이”로 읽는 것이다.
훈독의 경우를 예로 들면 水(みず)、見(み)る、大(おお)きい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한자는 한 글자에 여러 가지 뜻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훈독 역시 둘 이상인 경우가 많다
일본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한자의 발음 문제인데, 언제 어떤 것을 쓰는지 별도의 공식이나 규칙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상술한 원칙에 비추어 볼 때 “緊縛”은 중국에서 전해진 한자 발음을 차용하여 “きんばく(긴바쿠 : Kinbaku)”로 읽고, “縛り”는 일본어의 뜻으로 읽기 때문에 しばり(시바리 : Shibari)로 발음하는 것이다.
즉 본디지를 의미하는 단어를 음독하느냐 훈독하느냐에 따른 차이일 뿐이며, 다른 의미는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들을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Kinoko Hajime와 Osada Steve는 kinbaku(緊縛)의 경우 성적 유대감의 의미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Shibari(縛り)와 구별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 밖에 責め縄(세메나와 : Semenawa)이란 용어도 있는데, 이는 고문이나 고통을 뜻하는 세메(責め)와 로프를 뜻하는 나와(縄)의 두 단어가 합성된 것이다. 따라서 영어권에서는 이를 “Torture Rope”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정작 일본에서는 큰 틀에서 본디지(Rope Bondage)를 지칭하는 단어로 간주하고 있다.
일본 교토대학(京都大学)의 田中雅一은 그의 논문 「緊縛/縛りからkinbaku/shibariへグローバル化する日本の性文化(緊縛/縛り에서 kinbaku/shibar로 세계화하는 일본의 성문화)」에서 “인터넷 상에서 국적불명의 Shibari, Nawa, Kinbaku 등의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즉 이는 일본의 독특한 언어 습관인 한자의 음독과 훈독을 무시한 채 단순히 관련 단어들에 대해 자의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들 용어들은 그 발음은 비록 각각 다르지만, 모두 로프 본디지(Rope Bondage)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 절학무우의 잡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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