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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일 월요일

하이힐(high heel)에 대한 잡설

앞서 하이힐과 SM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여기서는 하이힐 자체의 특성에 대해 간략하게 논하고자 한다.

하이힐은 발을 예쁘게 하는 구두 이상의 상징성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월리엄 A. 로시(Willam A. Rossi)는 그의 저서 [The sex life of the foot and shoe]에서 하이힐은 여성의 외모와 성적 매력에 에로틱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애로틱한 가치란 무엇일까? 크게 아래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하이힐은 발목과 다리를 더 날씬해 보이도록 해서 섹시한 각선미를 연출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하이힐을 신으면 필연적으로 여성의 힙과 다리, 허리 등의 곡선이 한층 부각되는 등 모든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

플루겔은 그의 책에서 "하이힐은 서 있는 자세에 전반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준다. 하이힐을 신으면 배가 나오는 일은 절대 없다. … 하이힐을 신으면 똑바로 선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것은 가슴을 튀어나오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여성이 맨발로 바로 서 있을 때 앞쪽에서 뒤에 이르는 골반각도는 약 25도인데, 2인치(약 5cm) 힐을 신으면 그 각도가 45도로 높아지고, 3인치(약 7~8cm) 힐을 신으면 자연 상태의 두 배인 55도가 된다.

이로 인해 하이힐은 힙이 올라가도록 하여 뒤태를 맵시 있게 할 뿐 아니라, 힙의 움직임도 맨발에 비해 두 배 이상 활발하게 하며, 종아리를 보다 가늘어 보이게 한다.

이처럼 하이힐은 발목, 종아리, 힙, 허리 등의 곡선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여성의 성적 매력을 한결 부각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힐이 높으면 높을수록 인체의 곡선이 아름다워지고 섹시해지는 것일까?
백마디 말보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하이힐 높이에 따른 각선미의 변화


보는 시각과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절학무우의 눈에는 10cm가 제일 아름다워 보인다.

20cm의 경우는 그야말로 발레슈즈를 신은 느낌이라 불안정해보이고 실제 신고 다니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물론 특수한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절학무우 또한 소장하고 있긴하지만 말이다.





둘째, 발을 더 작아 보이게 하고, 아치와 발등으로 하여금 더욱 여성스러운 곡선미를 이루도록 한다.

윌레트 커닝턴C. Willet Cunnington의 『왜 여성은 옷을 입는가』Why Women Wear Clothes라는 저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하이힐이 존재한다는 것은, 발이 보여지고 존경받는다는 증거다."

하이힐은 발바닥의 긴 아치를 10도 내지 15도 더 굴곡지게 하고 발등에 뚜렷한 윤곽을 준다. 따라서 3인치(7.62cm)의 힐을 신으면 발을 2인치 정도(약 5cm) 작아 보이게 하는데, 이것은 풀 사이즈로 6사이즈(228~235mm)의 구두를 신은 것과 비슷한 시각적 효과를 가져 온다고 한다.













[출처 : john willie의 하이힐에 관한 연구 스케치]



이러한 효과는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평평한 자를 바닥에 놓고 맨발로 그 위에 올라선 다음,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뒤꿈치를 바닥에서 5cm 정도 들어 올린다.
이렇게 하면 발뒤꿈치가 처음의 위치보다 2.5~5cm 정도의 앞쪽으로 당겨진 것을 볼 수 있다.



셋째, 체형과 걸음걸이의 변화를 유도하여 하체의 형태와 움직임, 골반, 엉덩이, 복부, 가슴, 등의 곡선, 몸가짐 등을 모두 관능적으로 보이게 한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좁은 보폭의 종종걸음을 유도하게 되는데, 이러한 걸음걸이는 여성화를 극대화하여 무기력한 예속의 상태를 연상시킨다.


이는 기사도 정신 혹은 마초적인 성격을 가진 많은 남성들에게 무언의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다. 또한 이른바 이성으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유발하기도 함으로써 여성적인 매력을 어필한다.
하이힐이 여성의 걸음걸이를 섹시하게 바꾼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엉덩이를 흔드는 마릴린 먼로의 유명한 걸음걸이는 평평한 굽의 신발을 신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그녀는 자신의 섹시한 걸음걸이에 대한 인터뷰에서“말장난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를 출세길로 높이 들어올려준 건 바로 하이힐이었어요”라며, 그 공을 하이힐에게 돌렸다고 한다.



넷째, 착용자의 키를 높여주며, 심리적인 자신감을 준다.

키가 작은 여성들은 언제나 방송매체에 자주 보이는 모델 같은 큰 키를 동경하곤 한다. 하지만 키라는 것이 어찌 의지로만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유전자 탓만 하면서 아래쪽의 혼탁한 공기만 마셔셔야...

큰 키를 가진 분들에겐 8센티 혹은 9센티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끼겠지만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분들에겐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주는 축복일 것이다.

이러한 축복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 하이힐이 아닐까 한다.
오죽하면 일부 여성들은 눈높이를 남자와 대등하게 만들어 주는 여성 해방의 도구라고 까지 했을가.

물론 키에 비해 너무 높은 힐을 신어 마치 하이힐 위에 올라서 있는 느낌을 주면 좀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이상 하이힐 마니아 절학무우의 잡설이었습니다.^^

댓글 2개:

  1. 저 사진? 그림? 상으로는 개인적으로 10~12cm가 가장 예뻐보이네요. 그래도 실제로 신을 때는 7~8cm 정도가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의 높이는 앞굽이 없음 너무 힘들어요ㅎㅎ
    아직 어려서 정말 하이힐을 많이 신어보지도 못했는데 다리를 다쳐 더이상 하이힐도, 심지어 플랫슈즈도 못 신는 내가 너무 불쌍해요ㅠㅠ
    좋은 게시물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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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하이힐 그 시작은 남자에게서, 그리고 상대에게 자신의 존귀함을 보여주기 위해 발명된 것이라 하지만, 지금에는 여성성을 대변하는 존재가 되어버렸지요. 좋던 싫던 간에요...
      그리고 다친 다리 잘 관리하고 조양하셔서 정상으로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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