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적으로 우리들 에세머 중에서 가죽에 대해 특별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즉 가죽 의류나 구두 등에 대해 일종의 페티쉬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이 일반인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가죽에 대한 기본 지식과 관리법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1. 가죽(leather)은 두꺼울수록 좋은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가죽의 좋고 나쁨은 두께와 질감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가죽은 사용처에 따라 각각의 가공방법을 거친다.
단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두꺼운 재질인 경우는 그것이 진짜인지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간혹 이층피(二層皮)인 경우가 많다.
가죽은 모피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의류나 신발 등에는 모두 진피층을 사용한다.
진피층은 단백질로 구성된 콜라겐 섬유가 종횡으로 교차하여 섬유구조를 이루는데, 그 상층부분은 모낭, 땀샘, 피지선, 입모근(立毛筋)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유두층(乳頭層:papillary layer)이고, 하층부분은 망상층(網狀層)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두층 표면을 은면(銀面:grain)이라 하는데, 털구멍이나 피부주름 등의 기복에 따라 원 동물 재료 특유의 돌기 모양을 가진다. 이 은면층이 있으면 설령 그 아래에 망상층이 없다할지라도 매우 질기다.
단 두 겹의 가죽을 덧대어 붙인 이층피의 경우는 상술한 은면층이 없으므로 두께를 늘리는 방법을 통해 가죽의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2. 유피, 이층피, 인조피혁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① 유피(鞣皮):이는 무두질한 가죽을 가리키는데, 이 유피는 미세하고 얇은 진피층과 이 진피층에 달라 붙어 있는 성근 망상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진피층에는 섬유조직층 및 융모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피(鞣皮) 단면도
② 이층피(二層皮):이층피는 성근 섬유조직층에 화학원료를 코팅하거나, 표면을 갈아 내어 만든 피혁이다. 따라서 이층피는 층간 구분이 명확하며 성근 섬유조직이 보인다.
이층피(二層皮) 단면도
③ 인조피혁 : 모조가죽 혹은 가소성 원료로 만든 것으로서, PVC와 PU 등의 인조 재료를 총칭한 것이다. 자세히 보면 미세한 기포가 있으며, 기저부 혹은 표층 부위에 얇은 막과 인조 섬유가 있다.
인조피혁 단면도
상술한 분석을 종합해 볼 때 유피는 이층피 및 인조피혁에 비해 얇으므로 그 좋고 나쁨을 두께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3. 진피 감별법
① 촉각 감별법 : 손으로 피혁의 표면을 만져서 그 매끄러움(돌기형으로 가공한 피혁은 제외), 부드러움, 탄성 등을 확인하는 방법.
② 시각 감별법 : 주로 가죽의 종류와 표면의 좋고 나쁨을 감별하는 데 쓰인다. 진피의 표면에는 뚜렷한 모공과 무늬가 있으나, 합성피혁의 경우는 모공을 흉내 낼지라도 뚜렷하지 않다,
이 밖에도 합성피혁의 경우는 뒷면에 강도를 높이기 위한 인조섬유가 보이는데, 진피의 경우는 뒷면에 이러한 인조섬유가 없다. 이는 진피와 합성피혁을 판단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③ 냄새 감별법 : 양질의 가죽은 일반적으로 이상한 냄새가 없으며, 가죽 냄새만 난다. 만약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는 가공 처리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였거나, 화학 원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④ 점화 감별법 : 진피는 태우면 마치 머리카락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난다. 또한 태운 자국이 동그랗게 덩어리지지 않으며, 손으로 비비면 가루가 된다. 반면 인조피혁은 불에 태우면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날 뿐만 아니라 태운 후에 동그란 덩어리가 생긴다.
⑤ 흡수 감별 : 원단 표면에 물을 뿌려 흡수성을 살피는 방법으로서, 진피의 경우는 수분을 쉽게 흡수하지만 인조피혁은 수분이 잘 흡수되지 않는다. 단 진피일지라도 표면 처리한 경우 수분이 잘 흡수되지 않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4. 가죽 제품 손질법
① 가죽 제품에 때 등에 의해 오염되었을 경우는 먼저 깨끗하고 건조한 순면 소재의 헝겊을 이용하여 표면의 먼지를 제거한 다음 전용 가죽 클리너로 닦아 주면 된다.
흔히 들 전용 클리너가 없을 경우는 쓰다 남은 콜드크림 등의 영양크림을 사용하여 닦아주면 된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표면적으로는 깨끗해진 것 같지만 때가 더 잘 끼고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지므로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가죽 제품에 커피를 쏟았을 경우는 절대 임의로 조치를 해서는 안 되며, 전문 업체에 맡겨서 해결해야 한다. 단 표면에 코팅 처리된 구두 등의 경우는 깨끗한 수건 등으로 닦아주면 된다.
② 구두나 가방, 의류 등 가죽 제품은 그 재료의 특수성 때문에 곰팡이가 피기 쉽다. 만약 보관상의 부주의 등으로 인해 가죽 제품에 곰팡이가 피었을 경우는 그늘에 충분히 말려서 융 같은 부드러운 헝겊으로 닦아 낸 후 전용 클리너와 전용 왁스 등을 사용하여 닦아 주면 표면이 촉촉해지고 윤기가 흐르게 된다.
③ 가죽 제품이 비나 물 등에 젖으면 기름기가 빠져 가죽이 딱딱하게 변하고 마르면서 하얀 염분이 표면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 때는 빨리 마른 천이나 티슈로 수분을 제거하되, 반드시 두드리듯 하여 수분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닦아야 한다. 문질러서 수분을 제거할 경우 자칫 가죽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수분 제거가 끝난 후에는 그 모양을 바로 잡아서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려야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햇빛이나 불에 직접 건조시키면 모양이 변형될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④ 버리기 아까운 가죽 제품에 구멍이 났거나 찢어졌을 경우는 임의로 보수하지 말고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이 좋다.
⑤ 철이 지나서 장기간 보관할 때는 표면의 먼지를 깨끗하게 털거나 닦아낸 다음, 깨끗한 종이로 싸서 보관한다. 단 구두나 가방 등 모양이 변형되기 쉬운 제품의 경우는 반드시 안쪽에도 깨끗한 종이를 넣어 형태를 잡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별도의 상자 등을 이용하여 가죽 제품이 외부의 다른 물건들에 의해 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활용팁 : 가죽 클리너, 가죽전용 왁스 등 기성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도 가죽을 잘 손질할 수 있다.
가죽 원단은 여러 번의 무두질을 통해 가공되었지만 대개는 타닌(Tannin)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상에서 구하기 쉬운 바나나 껍질 역시 타닌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바나나 껍질의 미끈한 부분으로 가죽을 문질러주면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단 바나나의 노란 부분을 사용해야지 안쪽의 하얀 부분으로 문지르면 오히려 얼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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